[시험관일지] 이식 후 일과, 피검사 결과

이식 다음날

병원에 주사 맞으러 집을 나섰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빨리빨리 걷고 싶었는데 혹시나 해서 천천히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주사를 맞고 집에 바로 가려다가 잠깐 올라가서 담당 간호사쌤한테 전날 밤 화장실 자주 간 일에 대해

여쭤봤다. 일반적인 증상인 건지 문의하니 의사쌤에게 소변검사를 하고 가라는 오더가 나왔다. 

아침 10시쯤 주사 맞고 소변검사하고 집에 오니  11시도 안된 시간... 병원 가까우니 그건 좋았다.

그러고 나서 아보카도 사다가 비빔밥 해 먹고 이후엔 누워있는 일과....

 

평소 같으면 살 붙는 느낌에 왔다 갔다 할 텐데 날씨도 춥고 내 상황도 지금 이러니 침대 속에서 종일 뒹굴거리는 느낌이

나쁘진 않았다. 누워서 핸드폰만 보려니 손가락도 저리고 해서 누워서 노트북을 할 수 있다는 거치대를 샀다.

진짜 일어나지 않겠다는 의지! ㅎㅎㅎ

 

배송도 빠르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계속 타이핑을 치는 것보다는 마우스로 검색 잠깐 하고 유튜브 보는 용으로 딱

이었다. 그런데 처음에 다리 각도 세팅하는 게 편하진 않았다. 몇 번 헤매면서 살짝 현타가 와서 이렇게 까지 누워야 하나 하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반품 귀찮으니 일단 써보자라는 마음으로 결국 나에게 최적화된 각도를 발견했다.

 

 

27일 배아 이식 후 약 처방도 받아왔었다. 

유트로게스탄, 베이비 아스피린, 크리논 질정 이 3가지를 정해진 시간에 10일간 먹어야 한다.

 

유트로게스탄

유트로게스탄은 하루 2번 식후에 먹어야 한다. 약이 동글동글하니 귀엽게 생겼는데 프로게스테론을 보충해준다고

하니 빼먹지 말고 잘 챙겨 먹어야겠다.

 

크리논겔 8%

이 질정도 카페에서 많이 보던 약이었다. 알 낳는다는 글로 알게 된 약이었는데 어떤 블로그에서 이게 비어있었던 불량이 걸린 후기가 있어서 매번 투입 전 조명에 비추어 양을 확인하고 개봉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아 긴가민가해서

몇 번을 확인한 후 개봉했다.

새로운 타입이라 처음에 넣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하루 지나니 좀 익숙해졌고 포리진 질정보단 수월한 편이었다. 

 

그리고 베이비 아스피린

베이비 아스피린이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아스피린 프로텍트라고 적혀있었다. 

처방 전하고도 똑같으니 잘못받은 건 아닌 거 같고 아마 같은 약이겠지 싶어서 별생각 없이 먹었다.

 

 

이식 후 3일 정도는 계속 눕눕 하면서 하루를 보냈고 그 이후엔 일상생활처럼 움직이며 생활을 했다.

좀 멀리 있는 마트도 버스 타고 다녀오고 밖에 나가서 30~40분 정도 걷기도 하고 청소도 하고 그렇게 생활하던 어느 날

아직 피검사받으러 오라는 날짜가 2일 정도 남았는데 생리처럼 피가 나왔다.

 

착상혈을 본 적은 없지만 왠지 아닐 거 같았다. 생리대를 해야 할 만큼 양이 많진 않았지만 좀 불길했다.

불안감을 떨쳐보려고 2일간 생리대도 하면서 질정도 꾸준히 넣었고 계속 눕눕 했다.

그리고 피검사 일이던 3월 9일 병원에 도착해 피를 뽑았다.

 

피를 뽑고 잠깐 올라가서 간호사쌤에게 2일 전부터 피를 봤다고 말씀드리니 의사쌤께 말씀드려 잠깐 진료실을 들어갔다.

피가 나온다고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으니 피검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하신다.

기분 탓인지 난처해하시는 거 같아서 마음이 가라앉는다. 

만약에 이번에 실패한다면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가 2번째 생리 때 보자고 하신다. 

보통은 3번째 때 다시 시도해보는데 나는 난저라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하시며 2달 뒤인 4월 말을 말씀하셨다.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라 4월에 괜찮을까요? 하고 여쭤보니 쌤도 그때쯤이면 좀 잠잠해지겠죠?라고 하셨다.

 

 

 

검사 결과는 몇 시간 후 전화로 알려주신다고 해서 집에 돌아와 누워있었다. 

그리고 오전 11시쯤 병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피검사 수치는 0.2라고 알려주셨다. 실패였다.

 

눈물이 났다.

 

처음 시험관 시도해서 한 번에 되는 게 로또라고들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리고 허무하고 속상하고  지난 10~11일간의 내 일과를 돌이켜보며 모든 걸 후회했다.

뭐 때문에 실패를 했을까 계속 생각이 났다.

 

 

 

 

병원비_20200228 슈게스트 + 소변검사

-주사비 총금액 : 4,400원

           지원금 : 1,340원

           내가 낸 금액 : 3,060원

-소변검사 : 900원 (지원금없음)

 

 

병원비_20200309 피검사

-총금액 : 9,400원

-지원금 : 8,540원

-내가 낸 금액 : 860원

 

 

2020/05/20 - [시험관 준비] - [시험관일지] 배아 이식 하던날 _ 주사실 후기, 삼전떡볶이, 할머니추어탕

[시험관일지] 배아 이식 하던날 _ 주사실 후기, 삼전떡볶이, 할머니추어탕

2020/05/18 - [시험관 준비] - [시험관일지] 송파 마리아 플러스 2인실 후기 2탄_식사,비용,시설

[시험관일지] 송파 마리아 플러스 2인실 후기 2탄_식사,비용,시설

2020/05/15 - [시험관 준비] - [시험관일지] 난자채취 그리고 입원 _ 송파 마리아플러스 2인실후기 1탄

[시험관일지] 난자채취 그리고 입원 _ 송파 마리아플러스 2인실후기 1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