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로 이식일이 정해졌고 생각보다 빠르게 시간은 지나갔다.
채취하고 하루 입원했다 퇴원한 다음날도 슈게스트 주사를 맞으러 마리아플러스에 다녀왔다.
주사를 맞으면서 느낀건 입원실(4층)에서 주사 놔주시는 간호사분은 아프게 빨리 놔주시고
1층 주사실 간호사 분들은 슈게스트 주사를 엄~청 천천히 놔주신다.
전체적으로 1층 주사실 간호사쌤들이 주사를 놓을 때 약에 따른 속도조절을 잘해주신다.
집에 와서 풀어주는건 내 몫이지만 슈게스트 주사 빨리 놓으니 약이 잘 퍼지지 않아서
입원 중에 맞은 슈게스트 주사는 계속 딱딱하게 뭉쳐있지만 이후에 1층에서 맞은 슈게스트는 잘 퍼져서
인지 만지면 아프긴 하지만 딱딱해 지지 않았다.
잘 문질러야 덜 뭉친다고들 하던데 안 그래도 아픈 부분을 내손으로 계속 문지르기엔 한계가 있어서
다이소에서 파는 마사지기계를 집에 오는 길에 구입했다. 어떤 걸 사는 게 좋을지 블로그로 후기들을
검색해 봤는데 문어발처럼 생긴 마사지 기계가 평이 나쁘지 않길래 구입했다.
주사 맞고 집에 와서는 온수매트를 켜놓고 동생을 기다리다가 집에 다와간다는 말에 떡볶이
살 겸 마중을 나갔다. 나는 새마을 시장 근처에 있는 신전 떡볶이 쪽으로 출발하고 동생은 잠실새내역
에서 내려서 중간에서 만나기로 했다.
진짜 몇 년 만에 먹는 신전떡볶이..
이제는 매워서 잘 못 먹겠다. 예전엔 엽떡, 신전떡볶이 가리지 않고 매운 거 챙겨 먹었는데
몇 년 외국 살았다고 이런 매운 음식 먹으면 속이 쓰리다. 하지만 여전히 맛있으니까 속 쓰림 참고
열심히 먹었다.
신전 보통맛, 매운맛, 순대, 튀김 하고 근처 만두집에서 찐만두도 포장해왔다.
지금 보니까 엄청 먹었었네 ㅎㅎㅎ
만두집은 '파오파오'라는 첨보는곳이었는데 만두가 맛있어서 기억해놨다.
그리고 다음날 2월 27일...
아침 시간이 잡혀서 채취하던 날과 비슷하게 병원에 도착했다.
지하 1층 같은 곳에서 대기를 하고 채취일에 대기하던 병실에 도착했다.
채취일과는 다르게 이식일엔 락커에 코트를 걸어둘 수 있게 해 주었다.
안에 옷도 갈아입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누워서 대기하라고 하셔서 잠깐 누워있는 사이에 간호사쌤들이 옆방에서 대기 중이던 다른 분 침대를 끌면서 이동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2번째 방이었고 이식은 빠르게 끝나는지 바로 내 차례가 돌아왔다.
이식하는 곳은 채취하던 곳과 같은 곳이었고 들어가니 담당의사쌤이 내 배아 사진을 보여주셨다.
공난포를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2개를 채취했고 2개 다 배양이 되어서 3일 배양 후 이식도 2개를 할 거라고 하셨다.
벽에 붙은 모니터로 설명을 해주고 이식하는 과정도 보여주었는데 채취 때보다 통증이 있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저 배아 사진을 찍고 싶은데 일단 아프니까 정신이 없고 움직이면 안 될 거 같은 긴장감 속에 순식간에 끝이 났다.
마지막에 뭔가 스테이플러로 찍는 소리가 나서 좀 걱정스러웠다.
그리고 바로 침대째 다시 있던 방으로 돌아왔다.
이식 중에 의사쌤이 보여주셨던 배아 사진을 뽑아서 가져다주셨다.
내 배아 등급은 C, D등급이라고 하신다. 이 등급이 착상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라고 하시며 안심을 시켜주셨지만
내 귓가에는 C, D등급이라는 말이 떠나질 않았다.
왜 C,D등급이 나오게 된 걸까? 또 한편으론 2개다 착상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도 하면서 한참 사진을 들여다봤다.
사진을 받자마자 남편에게도 보내주고 등급도 알려줬다.
왠지 오른쪽 배아가 C등급, 왼쪽 배아가 D등급인 거 같다. 뭔가 세포분열을 더 많이 한 게 좋은 등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어떤 간호사분이 링거를 놔주러 들어오셨다.
시험관 카페에서 많이 들어보던 콩주사인 거 같았다. 콩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지 물어보시고 바로 투여해주셨다.
살짝 뻐근하고 얼얼한 느낌이 들었다. 이 주사가 착상에 도움을 준다고 하니 주사약을 계속 쳐다보게 되었다.
흰색 링거액은 처음이라 신기...
주사를 맞으며 누워있는데 내 앞 순서에 들어갔던 분이 옆방에서 갑자기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내 마음도 요동치는 거 같아서 얼른 이어폰을 꺼냈다.
왜 울었을까? 서럽게 우는 소리가 이어폰 속으로도 들렸지만 애써 모른척하며 나는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눈은 화면에 가있는데 귀가 계속 옆방을 기웃거렸다. 같은 텀에 이식받는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였다면 덜 우울했을까? 아님 다 같이 울었을까?
링거 맞고 다 맞고 나서도 한참을 누워있다가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아까 옆방에 있던 사람이 걱정돼서 두리번거렸는데 이미 나간 거 같았다.
어디선가 이식 후 울면 자궁 수축되는 호르몬이 나와 착상에 안 좋다고 했던 거 같은데 좀 걱정이 됐다.
앞으로 12일간 나는 슬픈 드라마나 영상은 절대 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병원에서는 괜찮다고는 했는데 이식한 날 화장실을 자꾸 참게 되었다. 혹시나 소변보다 힘주다 이식한 거
잘못될까 봐 물도 잘 안 마시고 앉아있는 것도 불안해서 그대로 누워만 있었다.
3~4시간 후 누워만 있다가 동생 퇴근시간에 맞춰 살살 걸어서 집 앞 할머니추어탕집을 갔다.
추어탕이 착상에 좋다고 하는데 잘 듣길 바라며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그리고 이날 밤
물을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밤새 소변이 마렵고 잠이 안 와서 엄청 고생을 했다.
채취 때도 안차던 복수가 찬 것인가?
새벽에 5~6번을 깨서 화장실을 다녀오느라 기운이 쭉 빠졌다.
병원비_20200226 슈게스트
- 주사비 : 3,000원
병원비_20200227 배아 이식
- 총금액 : 293,220원
- 지원금 : 210,600원
- 내가 납부한 금액 : 82,620원
2020/05/18 - [시험관 준비] - [시험관일지] 송파 마리아 플러스 2인실 후기 2탄_식사,비용,시설
[시험관일지] 송파 마리아 플러스 2인실 후기 2탄_식사,비용,시설
드디어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급식까진 아니지만 이렇게 식판처럼 차려주는 음식을 정말 오랜만에 먹어봤다. 전날 저녁부터 계속 금식상태였어서 뭘 먹어도 넘나 맛있을 거 같았다. 이날 첫�
kkorong-daily.tistory.com
2020/05/15 - [시험관 준비] - [시험관일지] 난자채취 그리고 입원 _ 송파 마리아플러스 2인실후기 1탄
[시험관일지] 난자채취 그리고 입원 _ 송파 마리아플러스 2인실후기 1탄
나에게도 난자 채취를 하는 날이 왔다. 새벽부터 일찍 잠이 깨서 뒤숭숭한채로 뒤척이다가 7시쯤 샤워를 하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동생집에서 병원까지 딱 25분이면 도착 코로나 때문인지 원래 �
kkorong-daily.tistory.com
2020/05/14 - [시험관 준비] - [시험관일지] 주사약 처방,난포터지는 주사,채취일 정해짐
[시험관일지] 주사약 처방,난포터지는 주사,채취일 정해짐
자가주사를 한지 며칠이 지났다. 생각보다 주사 맞는 건 힘들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인지 남편하고 떨어져서 혼자 이 과정을 겪어서 인지 아니면 잘 자라지 않는 내 난자 때문�
kkorong-daily.tistory.com
'시험관 준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험관일지] 내가 먹는 임신준비 영양제들 (0) | 2020.06.04 |
---|---|
[시험관일지] 이식 후 일과, 피검사 결과 (0) | 2020.05.29 |
[시험관일지] 송파 마리아 플러스 2인실 후기 2탄_식사,비용,시설 (0) | 2020.05.18 |
[시험관일지] 난자채취 그리고 입원 _ 송파 마리아플러스 2인실후기 1탄 (0) | 2020.05.15 |
[시험관일지] 주사약 처방,난포터지는 주사,채취일 정해짐 (0) | 2020.05.14 |
댓글